몸이 흔들리고 있다. 하늘이 움직이고 있다.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다.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체 작은배에 실려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모든게 익숙한 풍경이다. 매일 매일 보아온 풍경이다. 왜 몰랐을까? 왜 흘러가는 강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떠내려만 가고 있었는지....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갔다. 시간의 강에 너무 많은 시간을 그냥 흘러왔다는 것을 깨닫자 불안하기 시작했다. 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까? 아니 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지내왔는지 후회가 밀려왔다. 주위를 둘러보고 어디로 가야 할지 이젠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가야하는가? 모르..
저자 : 서천석 출판사 : 창비 발행 : 2015.07.10. 부모가 거울처럼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아이의 내면은 팽창한다. 자기가 가진 힘보다 더 많이 스스로를 믿는다. 허황되어 보일지 몰라도 그렇게 믿지 않는다면 아이는 도전을 시작하기 어렵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는 자기 주변을 이상화한다. 주로 부모가 이상화의 대상이다. 부모처럼 대단한 존재가 자신을 사랑하니 자기도 괜찮은 사람이라 믿으려 한다. 아이들에게 부모란 부모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힘 센 존재다. 아이는 자기를 위해서 그렇게 믿는다.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 부족한 자신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부모를 따라 배우며 자신을 키운다. -P.70- 괴물은 아이속에 숨어 있는 충동과 공격성이다. 모든..
저자 : 자크 아탈리 역자 : 김수진 출판사 : 와이즈 베리 발행 : 2016.03.08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일구는 것이 진정 가능한 일인가? -P.19- '자기 자신이 되기' (...) 적어도 정신적인 측면에서 한 순간 단절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침묵과 집중, 명상의 단계인 '휴지기'다. 이 휴지기 동안에는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 '길'을 거치는 것이 적합하다. 첫번째, 인간이 처한 상황과 주변 상황, 다른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삶에 가해진 속박과 한계를 파악한다. 자신이 소외되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두번째,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받도록 한다. 우리에게는 멋진 삶과 멋진 시간을 보낼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번째, 자신의 고독을 인정한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것도 기대하..
저자 : 배철현 출판사 : 21세기북스 발행 : 2016.07.20 시간은 그 흐름의 시작과 끝을 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다. 쏜살같이 왔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시간, 그래서 우리는 매순간 무방비 상태로 미래에 진입한다. 그 결과 우리에게 남은 것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상뿐이며,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것도 바로 시간의 흔적이다. 과거는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20년 전이든, 20분 전이든 모두가 순간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경이롭기까지 하다. -P.18- 우리는 '시간(時間)'이라는 씨줄과 '공간(空間)'이라는 날줄이 교차하는 지점에 존재한다. 시간과 공간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둘의 공통분모인 사이, 즉 '간(間)'을 포착해야 한다. 이것을 '순간(瞬間)'이라고 한다. -P.20- 순간을 자..
저자 : 와시다 기요카즈 역자 : 김경원 출판사 : 불광출판사 발매 : 2016.01.12 원제 : 待つ」ということ 기다리지 않아도 좋은 사회가 되었다. 기다릴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기다림'은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응답이 없었다는 기억을 끊임없이 소거함으로써만 유지할 수 있다. 다 기다렸다, 끝까지 기다렸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내버리지 않으면 기다림은 있을 수 없다. 기와세 나오미의 영화 의 인상적인 대사를 인용하면 "잊어도 되는 것, 잊으면 안 되는 것, 그리고 잊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을 겨우겨우 정리해야만 기다림은 가능해진다. 기다림의 보람없음, 그것을 잊어버릴때 비로소 사람은 기다릴 수 있다. 그래서 기다림에는 '망각'이 내포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기다림이란 지우는 일이기도 하다. -P..